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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보란 듯이 화장실이 아닌 곳에 대소변을 누는 이유, 고의일까?

    사랑스러운 반려묘가 갑자기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배변을 보는 모습을 접하면, 집사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고 난감해지기 마련입니다. “왜 갑자기 여기서 대소변을 보지? 나한테 불만 있다는 건가?”라는 의문에서부터, “혹시 어디 문제가 있어서 그러는 건가?”라는 걱정까지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실 텐데요.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깨끗한 환경을 선호하고, 자신의 배설물을 잘 감추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이 아닌 곳에 보란 듯이 배변을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고양이가 화장실이 아닌 곳에 대소변을 보는 것은,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긴 행동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 고양이는 깨끗하고 조용한 곳에서 배변하기를 좋아하며, 자신의 심리적·신체적 스트레스를 배설 습관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집사는 “고양이가 왜 이런 행동을 보이는지”라는 시각으로 접근하셔야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수월해집니다.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말을 통해 직접 의사를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화장실 밖 배변은 고양이가 보내는 ‘신호’나 ‘SOS’에 가깝다고 이해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양이가 이러한 행동으로 우리에게 전하는 여러가지 언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수인가, 고의인가를 먼저 파악해야 하는 이유

    고양이가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대소변을 보는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결코 아닙니다.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집사와 고양이 모두 스트레스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문제 행동이 고착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흔히 집 분들께서는 “고양이가 일부러 복수하듯이 화장실 밖에서 대소변을 본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과연 고양이가 그런 복수심을 지니고 있을까요? 실제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먼저 실수인지, 혹은 고양이 나름대로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인지 면밀히 살펴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화장실 문제가 가장 흔한 원인

    고양이가 화장실 이용을 기피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바로 화장실 자체에 대한 불만족입니다. 예민한 동물인 고양이는 조금이라도 본인이 편안하지 않다고 느끼면, 다른 장소를 모색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1. 화장실 청결 상태
      고양이는 깨끗한 환경을 선호합니다. 화장실 청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모래가 너무 오랜 기간 교체되지 않았다면, 고양이 입장에서는 그곳이 “배설하기에 불쾌한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매번 신선한 모래를 공급해 주고, 최소 하루 한두 번씩 배설물을 치워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화장실의 위치
      너무 시끄러운 곳이거나 사람이 자주 지나다니는 복도 한가운데, 또는 바람이 많이 부는 베란다 등에 화장실이 놓여 있다면 고양이가 편안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옛부터 짐승들이 배설을 할 때에는 무방비해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강아지들이 배설을 할 때 주인을 쳐다보는 이유가 '나 지금 볼일 보는 중이니까 나 좀 지켜줘.' 하는 뜻으로 쳐다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양이는 그러지는 않지만 무방비해지는 순간일 장소가 소란스럽거나 누군가 자주 오가는 곳일 경우 그곳을 화장실로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곳, 안정된 구석진 장소에 화장실을 배치해 주시면 훨씬 도움이 됩니다.

    3. 모래 종류 및 깊이
      모래 종류나 두께가 고양이 취향에 맞지 않을 경우에도 화장실을 기피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고양이는 부드러운 두부 모래를 선호하고, 어떤 고양이는 벤토나이트 모래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모래 깊이가 너무 얕아 냄새가 빠르게 퍼지거나, 반대로 너무 깊어 발이 빠져 버리는 경우도 고양이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한번 테스트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화장실이 여러개이면 화장실마다 모래종류를 다르게 깔아주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어디서 더 자주 볼일을 보는지 알 수 있고, 그 화장실에 깔린 모래를 더 선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영역 표시: 단순한 실수가 아닌 ‘메시지’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물입니다. 만약 특정 공간에서 집사에게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때, 화장실 밖에서 일부러 배설물을 남기는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복수”라기보다는, 고양이가 느끼는 불안이나 스트레스, 또는 소유권 주장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1. 다른 동물과의 경쟁
      가정에서 반려묘가 여러 마리인 경우, 서로 같은 화장실을 써야 하는 상황이 고양이마다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화장실 추가 배치가 필요하거나, 한 마리당 최소 한 개 이상의 화장실을 마련해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2. 영역에 대한 주장
      새로운 가구가 들어오거나, 가정 내에 낯선 손님이 자주 오가는 등 환경 변화가 생겼을 때,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내가 여기의 주인이다”라고 표시하기 위해 배변을 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즉, 집사에게 ‘경고’가 아니라, “나에게 안정감을 다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표현일 때가 많습니다.

    3. 스트레스 요인
      이사, 인테리어 공사, 소음, 가정 내 분위기 변화 등으로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평소와 다른 배설 습관을 보일 수 있습니다. 만약 최근에 생활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면, 그 변화를 줄이거나 고양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의학적 원인도 고려해야 합니다

    화장실 밖에서의 배변이 단순한 행동 문제나 영역 표시 문제라고 단정 짓기 전에, 의료적 이상 여부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소변 배출 위치가 달라지는 현상은 비뇨기 질환이나 통증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1. 비뇨기 질환
      방광염, 요로결석, 신장 질환 등이 있는 고양이는 배뇨 시에 통증을 느끼거나, 급하게 소변이 마려운 탓에 미처 화장실로 이동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실례를 할 수 있습니다. 집사는 소변 색이나 양, 배뇨 횟수를 유심히 관찰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평소와 달라 보인다면 수의사 상담을 권장드립니다.

    2. 관절염이나 근골격 문제
      나이가 들면서 관절염이 생기거나, 다른 근골격계 문제가 있는 고양이는 높은 테두리를 가진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절이 불편해 보이거나, 평소 점프 동작이 줄어들었다면 보다 낮은 입구를 가진 화장실을 준비해 주시거나, 수의사의 진단을 받아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3. 소화기 질환
      갑작스럽게 설사가 잦아진 고양이는 화장실에 미처 도달하기 전에 대변을 누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배변 상태가 정상 범주를 벗어난다면, 단순한 ‘행동 문제’가 아니라 내부 장기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복수심 때문인가?”라는 흔한 오해

    고양이가 화장실이 아닌 곳에 대소변을 보는 행위를 접하고, 집사는 때로 “내가 뭔가 잘못했더니 복수하는 거 아니야?”라는 식으로 오해하시곤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복수심이나 악의로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합니다. 오히려 “부족함을 느끼는 특정 부분을 집사에게 알리는 시도”에 가깝다고들 합니다.
    물론 사람의 눈에는 노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고양이는 자신이 느끼는 불편이나 스트레스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 마련입니다. 그 수단이 바로 배설물일 뿐이며, 이를 “고양이가 나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라는 관점으로 받아들이면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

    앞서 얘기한 글들에서 간략하게 해결법을 적었지만 이번엔 풀어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화장실 환경 개선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계시다면, 최소 ‘고양이 수+1’ 개 정도의 화장실을 마련해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또 기존 화장실의 위치나 모래 종류, 모래 양 등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고, 고양이가 어디에서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지 관찰해 보시기를 권장드립니다. 화장실 청소 주기를 더 자주 하거나, 탈취 기능이 뛰어난 모래로 바꿔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생활환경 점검
      큰 소음이나 잦은 손님 방문, 자주 바뀌는 가구 배치 등은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캣타워나 높은 선반 등을 확보해, 고양이가 편안하게 숨거나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3. 수의사 검진
      배뇨·배변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의학적 검진이 필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행동 문제로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비뇨기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으므로, 평소와 다른 양상의 배설 습관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상담해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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